“이효리의 인간미는 여전하구나 느꼈죠.”KBS2 음악 프로그램 ‘더 시즌즈-이효리의 레드카펫’(이하 ‘레드카펫’)의 최승희‧김태준 PD가 이효리와 작업하고 있는 소감을 이 같이 밝혔다. 첫방송을 마친 후 9일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이들은 MC로서 이효리 특유의 매력뿐 아니라 “이효리이니까 가능한 특급 게스트들이 기다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더 시즌즈’는 30년간 명맥을 이어온 KBS 심야 뮤직 토크쇼의 연간 프로젝트다. 지난해 2~4월 ‘박재범의 드라이브’를 시작으로, 5~8월 ‘최정훈의 밤의 공원’, 9~12월 ‘악뮤의 오날오밤’으로 이어졌으며, 지난 5일 이효리가 진행을 맡는 ‘레드카펫’이 화려한 포문을 열었다. 1회는 ‘더 시즌즈’의 최고 기록인 1.9%(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나타냈다. 이효리의 높은 대중적 인기가 시청률로 이어진 셈이다.유튜브 등에서도 뜨거운 반응은 이어지고 있다. 첫 회의 게스트로 출연한 블랙핑크 제니가 이효리와 함께 부른 이효리 곡 ‘미스코리아’는 유튜브에서 3일 만인 9일 140만 뷰에 달한다. 이 밖에도 코미디언 출신 방송인 신동엽의 ‘브라보! 마이 라이프’, 이효리가 직접 부른 ‘옛 친구에게’ 등도 단기간에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최승희‧김태준 PD는 “너무 감사한 일”이라며 “앞으로도 우리 프로그램에 꾸준히 관심 가져줄 수 있도록 새로운 무대를 고민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이하 최승희‧김태준 PD 일문일답이다. 첫방송 후 관심이 뜨겁다. 이효리의 반응도 궁금하다. 최승희 PD: 첫방송을 마치고 효리 씨는 출연자들과 제작진에게 깊은 고마움을 표현했다. 또 본인 무대를 더 적극적으로 준비하지 못한 것에 아쉬워 했다. 사실 녹화 당시 전국적으로 대설주의보가 발령된 상황이었는데 제주도와 서울을 오가면서 준비를 하는 게 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포스터 촬영, 제작발표회, 합주연습 등 홍보 및 모든 제작 관련 일정에 적극적으로 임해준 열정에 감동했다. 여기에 오프닝곡 ‘풀 문’도 완곡했어야 하고, KBS에 보내는 편지까지 직접 썼다. 그런데도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며 ‘역시 프로는 다르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효리 씨의 음악 욕심은 담당 PD로서 너무 감사한 일이지만, 처음부터 다 보여줘야 한다고 조급해 하지 말고, 일단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보자는 얘기를 나눴다.이효리라는 스타를 음악 프로그램에 어떻게 녹일지 고심 또한 있었을 텐데. 김태준 PD: 효리 씨는 활동 기간이 풍부한 만큼 시청자들마다 기억하고 기대하는 모습은 제 각각일 거라 예상했다. 화려한 셀러브리티 이효리와 사람 냄새 나는 제주도 이효리, 우리는 그 두 지점 어딘가에 있는 효리 씨를 상상했고, 첫 회에서 이효리 씨 스스로 그 새로운 면모를 창조해냈다고 생각한다. 앞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더 시즌즈’의 다른 MC들과의 차별점에 대해 이효리의 ‘짬과 바이브’를 언급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이효리에게 MC로서 기대한 것은 무엇인가. 김태준 PD: ‘더 시즌즈’는 수백명의 관객들이 찾아오고 다양한 스펙트럼의 아티스트들이 게스트로 등장하는 음악 방송이다. 웬만한 방송 내공으로는 MC를 소화하기 쉽지 않은 조건이다. 효리 씨에게 기대한 것도 바로 그 지점이다. 효리 씨는 아티스트가 어떤 음악적 배경을 가지고 있든 그들의 음악적 고민을 끄집어 낼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이 있고, 동시에 관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할 수 있는 재치와 위트가 공존하는 MC다.1회 출연자들 라인업이 흥미롭다. Mnet ‘스트릿우먼파이터 시즌2’ 우승팀 베베, 악뮤 이찬혁, 코미디언 출신 신동엽, 블랙핑크 제니, 배우 이정은 등 총 5팀이다. 이 같은 라인업은 어떤 의미였나.최승희 PD: 각 분야에서 최고인 분들만 모셨다. ‘역시 이효리니까 다르구나’, ‘이효리이니까 가능한 라인업이네!’라는 얘기를 듣고 싶었다. 그게 사실이기도 하다. 제니의 섭외가 큰 화제를 모았다. 섭외 이유와 과정이 궁금하다. 최승희 PD: 효리 씨가 진행하는 첫 방송인 만큼 ‘효리 씨가 가장 만나고 싶어하는 후배가 누굴까?’를 고민했다. 효리 씨가 여러 인터뷰에서 ‘제니 씨 너무 예쁘다. 너무 잘 나가서 선뜻 DM(다이렉트 메시지) 보내기도 어렵다’고 언급했던 기억이 있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연락했는데 흔쾌히 섭외에 응해줘 진심으로 감사했다. 바쁜 해외 일정에도 불구하고 “언니와의 첫 만남을 위해 꼭 효리 언니 노래를 부르고 싶다”고 ‘미스코리아’를 준비해준 제니 씨의 마음이 너무 예뻤다. 녹화 날 내내 “무대가 너무 재밌다. 또 나오고 싶다”고 즐거워하던 순수한 제니 씨를 또 만나고 싶다. 첫 회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게스트는 누구인가. 최승희 PD: 사실 모든 분들께 감사하고 기억에 남는다. 신동엽 씨께서는 정말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드라이 리허설부터 카메라 리허설까지 하루 종일 시간을 내어 녹화에 임해주셨다. 녹화 끝나고 가시면서도 “좋은 추억을 만들어줘 고맙다”고 하는 모습을 보며 ‘역시 동엽신!’이라는 감탄을 했다. 베베 팀은 사실 기존 일정상 출연이 힘든 상황임에도 효리 씨 첫방송이라고 힘들게 일정을 조정하면서까지 출연해 주셔서 감사했다. 이찬혁 씨, 이정은 씨, 제니 씨 모두 효리 씨 첫 방송이라고 다 바쁘신 와중에 한달음에 달려와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할 따름이다. 이효리와 함께 작업하면서 발견한 의외의 지점이 있나. 최승희 PD: 효리 씨와는 예전에 내가 조연출 때 KBS2 ‘해피투게더 프렌즈’라는 프로그램을 함께 한 기억이 있다. 효리 씨가 MC로서 진행하는 마지막 방송 때 내가 너무 아쉬운 마음에 연출 선배의 허락을 받고 굿바이 VCR을 짧게 만들어 방송 말미에 붙였다. 그때 효리 씨가 방송을 보고 고맙다고 문자가 왔었다. 막내 조연출 이름까지 기억해주며 인연 하나하나 소중히 여기는 따뜻한 마음에 감동 받았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에 오랜만에 다시 만나서도 그 인간미는 여전하구나 싶었다. 첫방송 후 이정은 씨가 학전 ‘고추장 떡볶이’ 공연 예매율이 압도적으로 좋아졌다는 얘기를 전했는데 제일 뿌듯해 하고 기뻐하더라. ‘레드카펫’은 매주 금요일 오후 11시 20분 방송된다. 5회부터는 같은 요일 오후 10시로 편성이 변경된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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