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강하게 할 생각입니다.”다음달 1일 전북 현대와의 ‘현대가 더비’를 앞둔 엄원상(25·울산 HD)의 포부에는 두 가지 의미가 담겨 있다. 라이벌전인 만큼 물러서지 않고 맞서겠다는 다짐, 그리고 대표팀 소집 전마다 늘 자신을 울렸던 부상 트라우마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다. 앞서 엄원상은 김도훈 임시 감독의 부름을 받아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싱가포르‧중국전 2연전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만약 출전하게 되면 지난 2022년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이후 2년 만의 A매치 출전이다.사실 그는 지난 3월에도 황선홍 임시 감독의 부름을 받아 대표팀에 뽑혔다. 그러나 소집 직전 발목 부상으로 인해 낙마했다. 이번뿐만 아니라 그동안 대표팀에 발탁된 뒤 팔이나 인대 부상 등으로 인해 좌절하는 순간들이 유독 많았다.엄원상도 “(소집 전) 마지막 경기를 하고 다쳐서 못 가는 경우가 많았다. 사실 지금도 되게 긴장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대표팀 소집 전 부상을 당해온 게 이제는 트라우마처럼 남은 셈이다. 그는 “대표팀 생각에 들떠서 경기를 하는 바람에 늘 부상을 입었던 것 같다. 그래서 신중하게 준비할 생각”이라고 했다. 대표팀 소집 전날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리는 경기가 현대가 더비라는 점은 더 신경이 쓰이는 대목이다. 두 팀의 경기는 늘 불꽃이 튀기고, 이 과정에서 거친 몸싸움도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부상 우려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그렇다고 라이벌전에서 몸을 사릴 생각은 없다. 엄원상은 “부상에 대한 걱정을 계속하다 보면, 부딪혀야 할 상황에 못 부딪히는 상황도 있다”며 “그런 걱정 없이 오히려 더 강하게 할 생각이다. 그래야 덜 다치는 경향도 있으니 강하게 맞설 것”이라며 이를 악물었다.마침 상승세도 뚜렷하다. 지난 29일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 원정길에서도 조커로 투입돼 귀중한 동점골을 넣었다. 최근 K리그 9경기 4골이다. 오는 현대가 더비에서 부상 없이 경기를 치르고 A매치 무대까지 향한다면, 트라우마 극복은 물론 최근 상승세를 대표팀에서도 이어갈 수도 있다.엄원상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항상 배운다는 자세로 대표팀에 임하려고 한다”면서도 “대표팀에 여러 유형의 선수들이 있겠지만 나 또한 다른 면이 있기 때문에 뽑아주신 거라고 생각한다. 공간을 이용하는 침투 등 나만의 장점도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인천=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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